이소플라본 – 폐경기
1. 동양의학에서 본 여성의 갱년기와 폐경기
한의학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황제내경》에서 여성은 ‘49세가 되면 임맥(任脈)과
태충맥(太衝脈)이 쇠약해지고 천계(天癸)가 고갈되어, 폐경이 되고 자식을 낳을 수 없다’고 하였다.
천계(天癸)란 여성호르몬과 같은 의미로, 49세가 되면 여성의 생리와 임신을 주관하는
경락인 임맥과 태충맥의 기능이 쇠약해져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아서 폐경이 되는 것이라 해석한다.
동양의학에서 밝힌 폐경의 원리는 서양의학에서 설명하는 폐경 원리와 큰 틀에서 일치한다.
1) 갱년기와 폐경기 장애의 한방치료
* <가미소요산> : 정신적으로 긴장되며, 우울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화가 잘나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얼굴에 상열감이 있는 주로 갱년기 초기 증상에 적당한 처방.
(목단피, 백출 각6g, 당귀, 작약, 도인, 패모 각4g, 치자, 황금, 길경 각3g, 청피, 감초 2g)
* <지백지황환> : 상열감, 가슴의 번열감, 피부가 건조하고 탄력이 없고 가려움, 음부가 건조하고 가려움, 귀울림, 요통 등을 호소하는 주로 갱년기 중기 증상에 진액(津液)을 보충시켜주는 처방. (숙지황 12g, 산약, 산수유 각8g, 백복령, 목단피, 택사, 지모, 황백 각6g)
2. 서양의학에서 밝힌 폐경의 원리
동양의학에서 설명하는 폐경 원리와 큰 틀에서 일치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동양과 서양의학 모두 음식과 운동 같은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각자의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현대의 경향이다.
3. Lisa Moscony는 신경과학자이며, 그녀의 주 연구대상은 여성의 뇌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미국에서만 약 6백만 명이 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중 거의 2/3에 해당하는 사람이 바로 여성이다. 왜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날까? 나이 때문일까? 수명?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Lisa Moscony는 뉴욕의 코넬 의과대학에서 ‘여성 뇌 연구를 위한 조직‘을 만들고, 거기서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연구한 내용을 ‘폐경이 뇌에 미치는 영향(How menopause affects the brain)’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발표한다. 아래는 그 강연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1) 생식계와 뇌의 상호작용
① 사람들 대부분은 뇌를 신체의 다른 부위들과 독립적인 블랙박스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뇌는 다른 부위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놀랍게도, 생식계와 뇌의 상호작용은 여성 뇌의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상호작용은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며, 여성의 에스트로겐은 폐경을 맞는 중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므로 그에 따른 증상을 느낄 수밖에 없다.
② 폐경을 난소와 연관 짓는데, 여성들이 열감이나 식은땀, 불면증, 건망증, 그리고 우울과 불안을 호소할 때 이런 증상들은 난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증상들은 신경학적 증상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 익숙지 않았을 뿐이다.
2) 왜 그럴까? 뇌가 왜 폐경에 영향을 받을까?
① 뇌와 난소는 신경내분비계에 속한다. 이 체계 안에서 뇌는 난소에 신호를 보내고 난소는 다시 뇌에 신호를 보낸다. 즉, 난소 건강은 뇌 건강에서 영향을 받는 것이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은 생식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에도 관여한다. 특히 에스트로겐, 그중 에스트라디올은 뇌의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② 세포 단위에서 에스트로겐은 뉴런을 자극해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꾼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으면 뇌의 에너지가 높고, 에스트로겐 농도가 낮아지면 뉴런의 활동이 감소하고 노화가 빨라지면서 ‘아밀로이드반’이 형성될 수 있는데, ‘알츠하이머반’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3) 열감, 수면장애, 심한 감정 기복과 건망증
시상하부, 뇌간, 편도체 같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에스트로겐 농도가 낮아지면
다양한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① 시상하부는 체온을 조절한다. 시상하부에서 에스트로겐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을 때 뇌는 체온을 올바르게 조절할 수 없다. 여성들이 열감을 호소하는 것은 시상하부의 문제 때문이다.
② 뇌간은 수면을 관장한다.
뇌간에서 에스트로겐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으면 수면에 문제가 생긴다.
③ 편도체라는 부위는 감정과 관련된 역할을 하며 기억을 조절하는 해마와 가까이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줄어들면 감정 기복의 큰 변화를 겪거나 뭔가 자주 잊어버린다. 이것이 폐경을 맞게 되면 뇌가 겪는 현상이다.
4) 여성 뇌의 에너지 수준 - 나이보다 폐경기 여부!
뇌를 스캔한 양전자 단층촬영(PET) 사진으로 뇌의 에너지 수준을 살펴보면,
여성은 폐경 이전에는 뇌의 에너지 수준이 양호하나, 폐경기에 접어들면 그 수준이 서서히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나이대의 남성은 이런 현상을 겪지 않는다. 조사한 수백 명의 예를 보면 중년 남성의 뇌는 일반적으로 에너지 수준이 높다.
폐경기가 지났을 때 여성들의 뇌의 에너지 수준은 30%는 떨어진 상태가 된다. 이는 나이보다 폐경기에 접어들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사항이다. 중년에 접어든 여성의 뇌는 나이보다 호르몬 노화에 더 민감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사항이다.
5) 호르몬 노화에 따른 뇌의 변화일뿐 정신 이상이 아니다!
갱년기를 지난 여성들이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은 변화를 체감한다고 한다. 마음에게 조롱당하는 기분이라고도 한다. 그런 기분이 든다고 해서 정신이 이상해진 건 아니다. 실은 호르몬 노화에 따라 뇌가 변화를 겪고 있었거나, 변화를 겪는 중이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아밀로이드반 또는 알츠하이머반의 형성이 촉진될 수 있다. 중년 남성은 아밀로이드반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를 보면 폐경기로 넘어가면서 상당한 증가세를 보인다. 분명한 것은 모든 여성에게 아밀로이드반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밀로이드반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아밀로이드반은 위험요소일 뿐이다.
6) 폐경기와 치매의 상관관계
흔히 폐경기는 중년의 것으로, 알츠하이머병은 노년의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연구에서 밝혔듯이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부정적 변화에서 시작되는데 임상 증상으로 발전하기까지 수년이나 수십 년이 걸린다. 대부분 여성은 50대 초반에 폐경기를 겪는다. 폐경기를 겪는 이 시점부터 알츠하이머병의 과정이 시작되는 것 같다.
더 이를 수도 있는데 자궁절제술이나 난소적출술 같은 의학적 조치 때문에 그러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자궁, 특히 난소를 폐경기 이전에 들어내는 것이 여성의 치매 위험률을 높인다는 근거가 있다. 이것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이지만, 여성 대부분이 이 상관관계를 모른다. 게다가 원한다면 이 과정을 피할 수 있다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7) 폐경기 동안 뇌에 어떠한 변화가 있고, 어떻게 보호할 수 있나?
어떻게 우리 뇌를 보호할 수 있을까? 호르몬제라도 먹어야 하나?
호르몬 치료는 아마도 열감 같은 증상을 완화해 줄 수도 있지만 치매 예방법으로는 권하지 않는다. 현재도 계속해서 조합이나 복용량, 시점을 다양하게 바꾸어 가며 시험 중이며 이런 노력이 변화를 만들기를 바란다.
약물치료 없이 호르몬과 뇌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당장 시도할 수있는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에 대대적 검토가 필요하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 얼마나 운동하는지, 얼마나 잘 자는지 또는 못 자는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같은 것들이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8) 이소플라본 –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음식을 예로 들면 세상에는 다양한 식단이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사가 특히나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식단을 유지하는 여성은 인지 저하나 우울, 심장병, 뇌졸중, 암에 노출될 위험이 현저히 낮았고, 열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었다.
이 식단에서 눈여겨볼 점은 음식에 우리 몸에서 적절히 에스트로겐 역할을 하는 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이 꽤 높다는 것이다. 화학 에스트로겐은 암 발생과 연관이 있지만, 이 식단에 든 것은 안전하다. 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참깨, 말린 살구, 콩류, 다양한 과일에 들어 있다. 음식으로 에스트로겐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9) 코르티졸(스트레스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짝을 맞춰서 작용한다.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행위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스트레스는 말 그대로 에스트로겐을 빼앗아 간다.
코르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에스트로겐과 짝을 맞춰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코르티졸이 늘어나면 에스트로겐이 줄어들고 코르티졸이 줄어들면 에스트로겐이
다시 늘어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뇌 기능도 돕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10) 뇌 건강이 곧 여성의 건강이다!
여성의 뇌를 이해하는 방법을 바꾸면 여성의 뇌를 돌보는 방법도 바뀌고, 여성 건강에 대한 시각도 변할 수 있다.
이런 정보에 관심을 가지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폐경에 관한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내어 실용적인 해결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